성찬은 우리의 생명 되시고 소망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기념하는 시간입니다. 성찬은 하나님의 공동체가 이 땅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과, 그리스도 안에서의 교제와 새로운 피조물의 풍성함을 누릴 수 있는 가장 영광스러운 시간입니다. 우리는 아담과 하와의 범죄에 대한 형벌로 끝나는 인생이 아니라, 이처럼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기념함으로 말미암아 형벌이 아닌 은혜의 각성으로 한 단계 올라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주신 형벌은 첫째로 임신하는 고통이고, 둘째로는 남편에게 다스림을 받는 것입니다. 임신의 고통은 단순히 육신의 고통정도가 아니라 존재적인 슬픔을 의미합니다. 이런 여성들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회복되면, 임신은 더 이상 형벌의 차원이 아닙니다. 정숙함으로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에 거할 때, 즉 그리스도께서 생명 되시는 은혜에 눈을 뜨면 해산함으로 구원을 얻게 됩니다. 삶의 보람을 가지게 되고 가치 있는 삶이 됩니다.
두 번째는 남편에게 다스림을 받는 예속의 문제입니다. 처음에는 하와에게 있어서 남편을 따라가는 것이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었으나, 타락이후에는 관계가 뒤틀어져 주도권다툼이 벌어지고, 남편을 소유하기 위해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끊임없는 갈등 구조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통해 예수님과 교회의 관계가 회복되듯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기념함으로 상호존중과 헌신적 사랑의 관계로 변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남자에게 주신 것은 노동으로 인한 고생과 죽음의 형벌입니다. 이 형벌의 원인에는 아담이 아내의 말을 듣고 하나님께 불순종했다는 것이 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남자에게 아내의 머리로서, 남편으로서 감당해야 할 결정과 책임을 지고 헌신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할 때 가정에서 아버지의 자리가 부재되고 가정의 혼란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형벌로 인해 아담은 이전에는 기쁨이었던 노동이 저주가 되었습니다. 모든 노동이 고통이 되고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고통 때문에 구약시대에는 6일 일하고 마지막 날에는 쉬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신약시대 때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경험한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늘의 안식을 누리고 기쁨으로 일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고통과 예속, 고생과 죽음은 형벌에서 나오는 결과이지만 은혜의 각성이 일어나면 이것이 형벌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어려움이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는 은혜의 통로가 됩니다. 죽음과 고통은 우리가 벗어날 수 없는 한계이지만 은혜의 각성이 일어나면 이것들은 오히려 우리의 자아를 깨뜨리고 한계를 인정하는 선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한계 있는 존재, 의존적인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주님이 없이는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고백할 수 있다면 문제는 형벌이 아니라 은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야곱은 얍복강가에서 하나님과 씨름 하다가 환도뼈가 탈골되어 다리를 절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것이 형벌처럼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오히려 야곱은 다리를 절 때마다 자신이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기억했고, 자신의 지혜가 하나님 앞에 헛되다는 은혜의 각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인생의 밑바닥은 창조주 하나님을 뵙기 위하여 은혜의 재단사가 만드는 각성의 옷으로 갈아입는 곳입니다.
완벽했던 에덴동산은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형벌의 동산이 되었습니다. 그 저주의 자리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머리에 가시관을 쓰심으로 말미암아 회복의 동산이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기념함으로 지금의 자리에서 은혜의 각성을 통한 회복을 경험하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