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가 선지자가 활동한 시대는 아하스 왕이 다스리던 시대였습니다. 그 시대가 어떤 시대였는가 하면 부와 권력을 쥔 소수의 사람들이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만 혈안이 된, 정의고 뭐고가 없는 그런 시대였습니다. 정치는 물론이고 마지막 보루인 종교까지 타락한 몹시 혼탁한 시대였습니다. 가히 부정부패의 샘플시대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성전에서 아침 저녁으로 제사가 드려지는 등 종교적인 열정은 더할 나위없이 뜨거웠다는 것입니다. 이런 기현상을 바라보면서 미가는 매우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여호와는 무엇을 원하실까?', '여호와는 무엇을 기뻐하실까?’
만약 미가가 당시의 보통 사람 같았더라면 일년 된 송아지 혹은 천천의 수양을 번제물로 드리거나 한 걸음 더 나가 몰렉 사람들처럼 맏아들을 잡아 바치는 병적인 종교열정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다고 믿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감동을 받은 영의 사람인 선지자 미가는 스스로의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께 행하는 것이다.’
미가 시대가 얼마나 부패했었는지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좋은 증거로 뇌물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가서가 총7장인데 그 중 한 장(3장)을 전부 뇌물에 대한 고발로 일관하는 것을 보면 당시 사회에 뇌물이 얼마나 활개를 치고 있었는가를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돈이면 무엇이든 되는 사회는 이미 중병이 든 사회입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하나님조차 뇌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소원이 크면 클수록 화려한 제사를 드렸습니다. 불의도 없으시고 편벽됨도 없으시고 뇌물을 받으심도 없는(대하19:7) 하나님을 그만 욕심에 눈이 멀어 잘못 인식하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뇌물은 지혜자의 눈을 어둡게 하며 의인의 말을 굽게 합니다(신 16:19). 군대로부터 힘을, 의회로부터는 양식을, 헌법으로부터는 권위와 신뢰를, 그리고 나라의 지도자에게서는 용기를 빼앗아가며 거룩한 예배마저 가증스러운 종교행사로 전락시킵니다.
이 나라를 뇌물 공화국이라고들 합니다. 관청을 비롯해서 뇌물이 마수를 뻗지 않는 곳은 한 군데도 없는 듯 싶습니다. 부패한 뇌물 문화가 관청, 학교 할 것 없이 사회전반에 만연되어 있다는 것은 한 나라의 심각한 위기입니다(잠29:4). 교회는 속수무책입니다. 부패한 사회에 맞서 싸울 힘이 없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공의를 무시하고 이웃을 짓밟으면서 돈이면 무엇이든지 다 된다는 사고방식이 이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마음 속에서도 상식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조차 생명력을 잃어가니 이거 절망적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오늘 우리가 미가 선지자를 통한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보면 희망은 남아 있습니다. 미가는 단지 부패한 사회를 고발하고 심판을 선포하는 것으로 끝맺지 않았습니다. 미가의 궁극적인 메시지는 '베들레헴으로 돌아가자' 입니다(5:2).

부패한 사회, 타락한 예배를 치료하는 유일한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인간의 옷을 입고 이 땅에 오신 그 분을 만나게만 되면 "주와 같은 신이 어디 있으리까?" 라는 탄성과 감격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그런 주님을 만나고 나서도 주님이 우리를 향해 원하시며 기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 헤아려 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나올 때 일년 된 송아지나 천천의 수양을 들고 나오려 하지 말고 삶의 현장에서 맺힌 산 열매를 들고 미가 선지자처럼 스스로의 양심에 이렇게 물어보십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내 손 안에 있는가? 하나님이 나를 보고 기뻐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