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 형제들을 보는 것만큼 가슴 뭉클해지는 일도 드물 것입니다. 여기, 한밤중에 세례를 받은 가족이 있습니다. 바울이 전도하다 미움받아 수감된 형무소의 간수는 옥문이 지진으로 열렸는데도 도망하지 아니한 바울과 신라 앞에 엎드려 복음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형무소 모퉁이에 있는 우물가로 온 것 같습니다. 거기서 간수는 매맞아 피로 얼룩진 바울의 상처를 씻어주고 동시에 바울은 그와 그 가족에게 세례를 주어 죄에서 씻음 받게 했습니다.
왜 바울이 밤중에 세례를 주었을까요?

1. 간수에게 믿음의 증거가 뚜렷하였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애매한 사람에게 세례를 주는 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은 확실한 증거가 없이 세례를 주지 않았을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본문의 내용을 검토하면 우리 역시 그 증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간수는 예수를 믿게 된 동기가 순수하였습니다.“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까?”
이것이 그의 믿음이 시작되는 동기였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의 구원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였습니다. 이것은 평소에 가지고 있던 그의 깊은 영적 갈증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 동기는 사람에 따라 다양합니다. 그 동기가 믿음을 가지게 하는데 기여를 한 이상 모든 동기는 다 하나님의 은혜며 선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기의 질에 따라 믿음의 질이라든지 믿음의 성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수많은 군중이 결국에는 다 떠나 버린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자기 중심적인 동기에서 탈피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목마른 자들에게 특별한 초청을 자주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가장 원하는 사람은 바로 간수와 같은 동기를 가지고 자기를 찾는 사람입니다.
둘째로 간수가 기뻐한 것을 보아 알 수 있습니다.
믿음이 확실한 사람은 세례의 기쁨이 넘칩니다. 사죄, 하나님의 소유, 예수님과 연합, 성령의 세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의 체험, 교회의 일원 등 여러 가지의 영적축복을 보증하는 것이 세례입니다. 이와 같이 믿음의 증거가 뚜렷한 자에게 세례 주는 일을 미룰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2. 비상시였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죄수였습니다. 그리고 곧 떠날 사람이었습니다. 간수는 이제 혼자 남아 신앙을 지켜야 했습니다. 이럴 때 세례를 주저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세례는 예수님의 명령입니다. 고의적으로 미룬다든지 회피하는 것은 예수님의 명령에 대한 불복입니다. 세례가 구원의 절대 요건은 아닙니다. 세례를 받은 사람이 다 구원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구원을 받을 만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세례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3. 간수의 신앙생활을 굳게 잡아 줄 수 있는 방편이 되기 때문에 세례를 주었습니다.
세례는 약한 믿음을 강하게 해 줍니다. 애매하던 사실들을 체험하게 합니다. 심지어 믿음에서 탈선할 위험에서 많이 붙들어 주는데 효력이 큽니다. 우리 주변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타락의 위기를 잘 넘긴 사람들이 많습니다. 간수는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 자주장사 루디아의 가정과 함께 자립적으로 신앙을 지켜나가야 했습니다.
빌립보 교회가 바울이 개척한 교회에서 가장 모범적인 교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그 후 간수의 신앙생활이 바로 이어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례를 믿음으로 받으면 신앙생활을 크게 부요하게 하고 확고하게 다져 줍니다.
우리 모두 세례의 은혜와 축복을 한시도 망각하지 맙시다.

<본 말씀은 옥한흠 목사의 주일설교(1982.7.18)를 요약, 정리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