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로의 가정은 예수님이 인간적으로 가장 사랑하셨던 가정이었습니다. 본문에서 사랑, 친구, 눈물이란 용어들이 예수님을 두고 사용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나사로의 죽음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낼 것을 아신 예수님은 서두르지 아니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뜻과 목적이 분명히 나타난 이상 무슨 일에나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마르다를 만나 주고 받은 대화에서 우리는 믿음의 3가지 유형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신앙의 성장과정에서 한 개인이 경험하는 3가지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마르다 한 사람을 통해 3가지 유형을 다 검토하는 것이 절대 무리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1. 조건적인 믿음입니다.
마르다가 예수님을 만나자마자 이렇게 말하였습니다.“주께서 여기 계셨다면 내 오라비가 죽지 아니 하였겠나이다.”마르다는 예수님이 능력 있는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설정한 조건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여기 계셨다면”이것이 그의 조건이었습니다. 그 조건이 무너지자 나사로에 대한 자기 믿음 역시 붕괴하고 말았습니다. 지금 그의 눈앞에 서 계시는 예수님이 상황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조건적인 믿음은 그 근거를 자기 판단에 둡니다. 자기 보기에 불가능하면 믿지 않습니다. 이런 믿음은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것은 반쪽 신앙이지 온전한 신앙은 아닙니다.
조건적인 믿음의 허점은 신앙의 근거를 예수 그리스도 자신에게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백부장은 사경을 헤매는 그의 하인을 놓고 예수님에게“말씀만 하옵소서”라고 구하였습니다. 그는 자기 판단을 떠나서 오직 예수님 자신의 전능하신 능력과 권세를 전적으로 신뢰하였습니다. 조건적인 믿음은 바로 이런 점에서 대단히 약합니다. 그래서 기적이 따르지 않습니다.

2. 이론적인 믿음입니다.
예수님은 마르다의 믿음이 가진 공백을 보셨습니다. 그래서“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마르다 편에서는 그것을 세상 마지막 날의 부활로 받아 들였습니다.
우리가 교리적으로 철저히 알고 믿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마지막 날의 부활을 안 믿는 사람은 신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교리가 교리에서 끝나면 아무 가치가 없는 죽은 이론이 되고 말 것입니다. 마지막 날의 부활을 믿는다면 동시에 예수님 자신이 부활이며 생명이라는 사실을 지금 현실에서 믿고 체험해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비 없는 구름이 아닙니다.

3. 체험적인 믿음입니다.
예수님은 마르다에게 말씀합니다.“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믿으면 본다는 것입니다. 믿음은 곧 보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신앙과 실제가 일치하는 것을 두고 체험적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이 즐겨 사용하시던 말씀 가운데 “네 믿음대로 되리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믿음과 되는 것을 하나로 보는 것이 곧 체험적인 신앙입니다.
언젠가 가뭄이 몹시 심해서 교회마다 특별기도회를 가진 일이 있었습니다. 흑인교회였습니다. 기도회를 인도하러 강단에 올라간 목사님이 교인들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습니다. 의아하게 생각하는 교인들에게 그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엘리야 같이 비를 달라는 기도를 하기 위해 모이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여러분의 우산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신앙입니다. 이런 믿음을 키워 나가기 위해 성경말씀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가를 더 깊이 배워야 합니다. 믿음은 말씀을 듣는데서 생기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본 말씀은 옥한흠 목사의 주일설교(1982.8.1)를 요약, 정리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