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인 로마서 5장 12절은 죄성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는 말씀에서 ‘한 사람’이라는 말이 히브리어로 ‘아담’이라는 말입니다. 히브리어로 아담과 사람이라는 말이 같습니다.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는 말씀에서 ‘들어왔다’는 말이 헬라어로 두 단어의 복합어입니다. 에이스와 에로코마이의 합성어로 ‘에이세로코마이’입니다. 에이스란 말은 침투하다, 쳐 들어오다 라는 말입니다. 마치 도둑처럼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쳐들어온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의 죄로 끝난 것이 아니라 5장 12절의 뒷부분을 보면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과거시제입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죄를 짓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한 사람 아담이 죄를 지었을 때 우리도 과거에 그 자리에 있었다는 말입니다.

5장 19절에 이렇게 나옵니다.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 된 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이 된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아담이 범죄를 했는데 아담의 후손인 우리에게 죄의 본성인 DNA가 유전처럼 흘러간다는 말입니다. 그 아담의 후손들은 모두 죄의 본성을 가지고 똑같이 범죄하고 똑같이 죽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죄성이 없다고 혹시 이야기할 분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건 맞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기묘한 것을 다 모르지만 결과론적으로 죄 때문에 모든 사람이 죽는 것입니다. 죽음을 피해갈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입니다. 아담의 죄의 형질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 스며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죄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시편 51편 5절에 ‘내 모친이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다.’고 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육체의 형질만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죄성도 유전된다는 것입니다.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죄의 본성이 있기 때문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죄의 본성이 얼마나 강한지 모릅니다. 잘못된 것인지 알면서도 그것을 다시 반복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는 것을 생각합니다. 해서는 안 될 말인 줄 알면서도 뱉어내는 죄의 본능이 있습니다.

로마서 7장 18절에 바울은 통찰력 있게 이야기 합니다.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 죄의 본성 때문에 원하지만 안 되는 것입니다. 바울이 통한의 외침을 갖습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원하는 선은 행하지 못하고 원치 않는 악을 행하는 이 부패한 모습을 어이하면 좋을꼬.’ 본성대로 살아가는 우리는 그 결과로 하나님의 기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로마서 3장 12절에 ‘선을 행하는 자가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 가운데도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기서 ‘선을 행하는 자가 하나도 없다’라는 말은 죄의 본성 때문에 하나님의 기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기준이 무엇입니까? 마태복음 5장 48절에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온전함과 하나님의 기준이라는 것은 우리의 의로운 행동만이 아니라 우리의 속사람, 본성, 우리의 성품이 포함된 것입니다. 속사람, 성품, 본성을 생각하니 하나님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합니까? 죄의 본성에 대한 깊은 반성이 우리를 십자가 앞에 더 가까이 다가앉게 만듭니다. 십자가의 가치는 내가 내 죄를 얼마나 심각하게 깨닫느냐에 따라서 정비례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명쾌하게 나타난 바울의 깨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마서 6장 6절을 봅시다. ‘우리가 알거니와 우리의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은 죄의 몸이 죽어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 노릇 하지 아니하려 함이니…’ 죄에 대한 깊은 인식, 죄에 대한 심각성을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십자가의 능력을 더욱 의존하게 되고 십자가에 대해 눈을 더 여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처절한 한계를 느끼고 죄의 본성에 대한 고통을 다시 확인하면서 십자가의 능력에 나아가고, 로마서 6장 6절에 있는 것처럼 옛사람이 십자가와 함께 못 박히는 그 은혜의 자리에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끈적끈적한 죄의 본성을 우리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안되고 십자가의 능력으로만 해결이 됩니다. 우리 힘으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 아무리 결심해도 우리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한 때 은혜 받아도 걱정하고, 근심하고, 답답해하고, 미워하고, 오해하고, 기쁨이 없고, 낙심하고, 원한 품고, 섭섭해 하고… 이것이 다 우리의 한계입니다. 처절한 한계입니다. 광야 길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범죄 해서 다 죽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불순종해서 진노 중에 다 죽게 되었습니다. 그랬을 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놋 뱀을 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놋 뱀을 바라보라고 하셨습니다. 놋 뱀을 바라보는 사람은 다 살았습니다. 요한복음 3장 14~15절을 보면 ‘광야에서 놋 뱀이 들린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 그 십자가를 보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약속하시는 것입니다.

두 가지를 생각합시다. 첫 번째, 내 죄의 본성은 너무 커서 하나님이 동원되셔야 할 만큼 심각하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셔야 할 만큼 이 죄의 본성은 심각하다, 내 죄의 본성이 해결될 수 있는 다른 길이 없는 죄의 본성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 생각합시다.
두 번째로, 죄의 본성이 크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십자가의 능력은 더 크다는 것을 생각합시다. 하나님은 우리가 받아 마땅할 운명대로 우리를 버리셔서 죄 가운데 죽도록 놓아두실 수 있으셨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놋 뱀이 들림과 같이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게 하셔서, 십자가를 바라보는 자에게 영원한 생명과 능력을 가지고 죄의 본성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을 생각합시다.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 죄의 본성인 육신의 부패한 본성으로부터 자유함을 갖게 하시고 주님의 몸을 깨뜨리셔서 은혜주신 그 감격을 가지고 성령이 우리의 삶을 통제하는 대로, 십자가의 능력이 인도하는 대로 우리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죄의 본성이 있지만 십자가의 능력을 깨달을 때, 우리는 끈적끈적한 죄의 본성을 물리치고 주님의 십자가의 능력을 체험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 나라의 새 역사를 집필하는 거룩한 새 백성이 될 줄로 믿습니다. 우리의 죄의 본성은 심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과 십자가의 능력은 더 큰 줄로 확신합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기억하고 이 마음을 가지고 우리 개인의 신앙생활을 주님과 함께 동행 하는 삶을 살아가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본 말씀은 오정현 목사의 주일설교(2008.3.16)를 요약, 정리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