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죽는다는 것은 다 압니다. 그런데 나는 안 죽는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다 죽지만 설마 내게 죽음이 다가올까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예수님를 믿고 난 이후부터 우리는 죽음에 관한한 너무나 대조적인 은혜를 받습니다. 신앙적으로 볼 때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리스도의 피의 대속을 믿고 구원 받은 우리에게 있어 죽음은 더 이상 왕 노릇하지 못하고 죽음은 성도에게 있어서 더 이상 형벌이 아닌 줄로 믿으셔야 합니다.

로마서 8장 1절에서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무죄선언을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내가 죄가 없다 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것은 더 이상 죽음이 형벌이 아니라는 것을 힘 있게 승리의 트럼펫으로 선포하는 것과 같습니다.

본래 인간에게는 3중의 죽음이 있습니다. 첫 번째 죽음은 아담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할 때 하나님의 은혜의 본체에서 떨어져 나온 것입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것은 영적인 죽음입니다. 두 번째 죽음은 죄의 결과로 인해 육신의 죽음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나중에 최후의 심판 때 영원한 심판을 받고 영원한 죽음이 있습니다.

우리의 3중 죽음의 운명이 예수님의 피 값으로 구원 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됨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하여 영적으로 하나님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또 예수님이 부활하실 때 우리 육신의 몸은 주님의 영광스런 부활의 몸을 입도록 만들어주셨습니다. 바로 두 번째 죽음의 문제해결입니다. 세 번째 영원한 죽음의 문제는 요한복음 10장에 보면 내가 너희에게 영생을 주겠는데 이 영생을 빼앗을 자가 없으리라. 3중의 죽음을 예수님의 대속, 주님의 피 값으로 대신 치러주신 그 은혜 때문에 한꺼번에 해결되었습니다.

성도의 죽음은 타락한 세상에서 마지막 단계입니다. 우리가 완전히 성화되는 그 순간이 사망을 삼키는 날입니다. 죽음을 극복하고 우리가 주님 앞에 서는 그 날이라는 말입니다. 죽음이 형벌이 아니고 죽음이 성화의 마지막 정점의 단계라는 것을 믿는 순간부터 죽는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죽음의 문제가 심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주님께 순종하고 주님이 나를 다듬으셔서 내가 예수님을 닮아가도록 만들어 가시는 그 과정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입니다.

성도는 하나님께 대한 순종이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고백합니다. 사도행전 21:13절을 보십시오. ‘바울이 대답하되 여러분이 어찌하여 울어 내 마음을 상하게 하느냐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노라 하니.’ 심지어 사도행전 20:24절을 보면 ‘복음을 증언하는 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바울 사도는 죽음 그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오히려 주님을 순종하고 주님을 더 닮아가는 과정을 더 소중하게 여긴 것입니다.

신앙의 눈이 죽음에 관한 통찰력이 제대로 된 사람들은 모두가 다 고백하는 것이 이것입니다. ‘목숨보다 사명이 더 중요하다!’목숨보다 주님을 닮아가는 것이 더 소중하다! 목숨보다 주님이 내게 주신 비전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다! 살아서는 충성, 죽어서는 영광 주심을 믿는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생사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사관을 하나님이 우리에게 회복시켜주셨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이 죽음에 관한 성도의 최종적인 통찰력은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가? 핵심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육신의 몸을 입고 있을 때에는 결코 영광의 찬란한 하나님 나라의 궁전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우리가 정말로 사모한다면 조건은 하나입니다. 육신의 몸을 입고 있을 동안에는 그것을 내 것으로 삼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것 같지만 여기에 하나님의 음성이 담겨있습니다. 내가 흙으로 만든 육신으로 채워진 장막의 집안에 살 때는 내가 하나님 앞에 갈 수가 없습니다. 천사들과 교제를 나눌 수가 없습니다. 이 육신을 입고 있는 동안에 나는 하늘나라에 있는 주님이 계획하시고 준비하신 영광스러운 기업과 유업도 누릴 수가 없습니다. 내가 육신을 깨뜨리고 썩을 수밖에 없는 죽음의 문을 통과해야만 영원한 세계를 경험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너무 중요합니다.

그리스도안에서의 죽음이 무엇입니까? 항구에서 배가 출항해서 바다 건너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과 같습니다. 이 세상에서 묶였던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하고 본향으로 달려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도 오매불망 사모하던 그 주님의 찬란한 얼굴을 뵙는 날이 됩니다. 우리에게 성화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진정한 영적 성숙의 진급을 말합니다. 죽음은 주소이전입니다. 이 땅에서 하늘나라로 이전하는 것입니다.

죽음이라는 것은 이 땅에서 영원한 치유를 경험하시는 줄로 믿으셔야 합니다. 하늘나라에는 이 세상의 더러움이 갈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죽을 때 이 세상의 죄악을 들고 가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는 연약함을 가지고 가지 않습니다. 천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무엇이든 속된 것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이 땅의 마귀도 세상의 모든 악한 것들도 더 이상 천국으로 들어가는 성도와 함께 따라 들어갈 수 없습니다.

죽음은 우리에게 영원한 치유가 되고 죽어야 믿음의 조상들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십시다. 죽어야 우리가 고대하는 주님과 함께 생명의 떡을 떼는 것이고 죽어야 아름다운 생명의 나무의 과실과 은총 가운데서 하나님의 얼굴을 친히 뵙게 되는 것이고, 죽어야 눈물도 없는 그 곳을 우리 것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정해주신 시간에 사명 다하고 주님 앞에 부름 받는 것이 참으로 아름답고 축복된 일이라는 것을 믿으십시다.

<본 말씀은 오정현 목사의 주일설교(2008.6.29)를 요약, 정리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