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서 다윗은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산으로 도망가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때 다윗은 하나님께 피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1절에 새같이 네 산으로 도망하라는 것은 우리가 새를 쫓을 때 새가 기겁을 하고 날아가는 것처럼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도망치는 인상이 드는 말입니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타협을 하라는 말도 되고, 신앙을 포기하라는 말도 되고, 세상 돌아가는 대로 하라는 말도 됩니다. 일단 사람들이 하는 대로 하고 현실적으로 쉬운 길을 택하라는 의미도 됩니다.

하나님께 피한다는 말은 무엇입니까? 무슨 일을 당하든지 전적으로 하나님께 자신의 문제를 맡기겠다는 결단입니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나는 신앙 양심대로 살겠다는 뜻입니다. 어떤 상황을 만나든지 먼저 하나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자세를 지킨다는 의미입니다. 이와같이 다윗이 경험한 상황을 놓고 생각해야 될 중요한 사실 하나는 용기라는 것입니다. 몹시 어려운 현실을 앞에 놓고 하나님께 피하는 일은 용기가 없이는 할 수 없습니다. 용기가 있어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용기 있는 사람이 믿음 있는 사람이고, 믿음 있는 사람이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이 둘을 비슷하게 놓고 다룰 때가 많습니다. 신명기 31장 6절을 보면 ‘너희는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임이라 하고’라고 말씀하십니다. 떨지 않는 용기는 하나님을 분명히 신뢰하는 믿음과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시편 3장 6절 말씀을 보면 ‘천만인이 나를 에워싸 진 친다 하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니까 군대가 나를 둘러 진칠지라도 내 마음이 두렵지 않고 안연히 거할 것이라는 용기와 믿음입니다.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되는 이유는 하나님이 내 편이시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용기와 믿음은 사실상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용기와 믿음을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용기는 좋은 믿음의 열매라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피하려고 할 때 왜 용기가 필요합니까. 우선 생각할 것은 다른 사람들과 쉽게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윗에게도 이와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일을 앞에 두고 하나님께 피하겠다, 신앙대로 하겠다고 했지만 가까이 있는 측근들은 산으로 도망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둘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을 봅니다. 어려운 일을 당하면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히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을 봅니다. 그들의 말은 매우 설득력이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부르짖는 사람은 어리석게 보이고, 쉬운 길로 빠지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 지혜롭게 보입니다. 세상일에 매우 밝은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하나님께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피하려고 하는 자세가 어리석게 보이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말립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갈등이 일어납니다. 그 갈등도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닌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납니다.

다윗의 한 예를 들면 다윗이 한창 사울에게 쫓겨 다닐 때, 다윗의 일가친척, 사울에게 미움을 받던 자들 600명이 몰려다니면서 숨어 다니고 피해 다녔습니다. 언제 왕이 될 지도 모르고, 목에 칼이 항상 들어오는 위기를 겪고 있는데 한 번은 너무 급하게 쫓겨 큰 굴 속으로 600명이 들어가게 됩니다. 다윗과 신하들이 몸을 숨기고 숨죽이고 있는데 그 굴 속으로 사울왕 혼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 때 다윗의 측근들은 다윗에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때가 오늘이 아니냐고 지금 사울을 죽이자고 설득합니다. 하지만 다윗은 사울을 왕으로 세운 분도 하나님이시니까 사울왕을 내리시기로 마음 먹으시면 하나님께서 직접 사울왕을 끌어내실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께서 왕으로 세우실 때 왕이 되고, 인간적인 수단으로 왕이 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하나님 편으로 피하는 것입니다. 신하들과 다윗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일어났을 것입니다.

하나님 편으로 서기 위해 용기가 필요한 두 번째 이유는 고통을 감수할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택하는 길을 택하지 않으면 고통이 따라옵니다. 내가 하나님 편에 피하면 당장 화를 복으로 바꾸어주시고 형통한 복으로 바꿔주시리라 생각하지만 하나님 편에 피한 거룩한 의로운 사람들이 당장 복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세상이고, 악이 성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하나님께 피하는 자들이 고통을 당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하나님께 피한다는 것은 용기 없이 안됩니다.
현대에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의롭게 살기 위해 고난을 각오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손해를 보며 따라가려는 자가 많지 않습니다. 십자가를 질만한 용기가 없습니다. 마음이 괴롭고 힘들면 주님을 찾고, 부족한 것 있으면 하나님께 기도하지만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려고 할 때는 자신이 없습니다. 죄를 범하는 일이 있더라도 살고 보고 그 다음에 믿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 안에도 용기 없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교회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 편을 택하는 용기만 가졌어도 우리 사회가 이렇게 더러워지고 불신으로 가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용기를 가진 신앙인으로 살 수 있을까요?

하나님은 모든 곳에 계십니다. 하나님이 어디에나 계신다면 우리는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 눈이 우리를 통촉하시고, 나의 모든 일에 개입하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이것을 믿으면 용기가 생깁니다. 그리고, 5, 6절에 보면 하나님의 공의를 믿는 믿음이 있으면 용기가 생깁니다. 하나님은 정직한 자를 좋아하십니다. 현실에서 하나님과 대면하여 필요한 것을 채우시고 인도하시고 보호하십니다. 하나님이 도와주십니다. 내가 하나님 편을 택하고 하나님께 피하면 얼마 동안은 고생하고 괴로움을 당할지도 모르지만 정직한 일을 좋아하시는 하나님이 축복하시면 하나님의 얼굴을 대면하는 것 같은 놀라운 축복을 받게 됩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은 너무 놀랍습니다. 하나님께 피하면 보호해주십니다. 망하는 것 같으나 흥하고, 실패하는 것 같으나 성공하고, 다 잃어버리는 것 같으나 모든 것을 얻는 이것이 하나님 편에 피하는 사람입니다.

<본 말씀은 옥한흠 목사의 설교(85.10.20)를 요약,정리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