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듣고 결신하는 일은 어떠한 인위적인 노력으로도 되어지는 일이 아님을 확신합니다. 그러므로 결신은 그 사람이 과연 복음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었는지 그리고 성령께서 말씀을 가지고 어떻게 일하셨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열매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내딛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 누구냐’ 하는 자의식을 정립하는 단계입니다.
첫째는, 하나님 편에서 볼 때 ‘성도’ 라는 점입니다. ‘성도’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구별된 자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룩함을 입은 자라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놓쳐서는 안될 사실은 이 두 단어가 모두 수동형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우리 스스로 노력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렇게 삼아 주셨다는 것을 강조해 줍니다.

하나님은 죄 때문에 마귀에게 팔렸던 우리를 예수의 생명과 맞바꾸고 사셨습니다(고전6:19). 그리고 우리가 예수를 믿는 순간부터 하나님은 우리를 성령으로 인(印)쳐서 그의 것으로 구별해 놓으셨습니다. 그래서 이후부터 우리는 구별된 성도라는 고귀한 신분을 가지게 됩니다. 한 순간도 이 놀라운 은혜를 망각하고 살아서는 안됩니다.

두 번째 의미는 거룩함을 입은 자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구별된 것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거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함께 있는 존재는 그 어떤 것이라도 거룩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예수 믿고 하나님 앞으로 나서는 순간, 누구나 다 거룩해 집니다. 하나님께서 예수의 피로 우리 육체와 영혼 깊숙이 묻어있던 죄의 오물들을 씻어 내시고 우리를 의롭다 하셨습니다. 성령을 우리 마음에 부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무도 정죄할 수 없는 거룩한 성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의 입장으로 저울질하지 않고 하나님의 관점에서 우리의 신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승리의 생활로 이끄는 비결이 됩니다.

둘째는, 사람 편에서 드러나는 모습이 ‘신실한 자’ 라는 점입니다. 신실하다는 것에는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즉, 믿음대로 행한다는 뜻과 신뢰할 만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이 단어 속에 ‘믿음’과 ‘충성’ 두 가지 뜻이 동시에 들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신실한 자’란 어떤 사람입니까? 내가 믿는 신앙 생활에 생명을 걸고 충성을 다하는 자입니다. 세상 사람과 분명히 구별이 가고 티가 나는 사람입니다. 절대로 애매모호한 이중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만약 세상 사람들로부터 우리의 이런 생활을 인정 받지 못한다면 우리는 두 가지 치명적인 과오를 범하게 됩니다.

첫째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대수롭지 않게 만듭니다. 예수 믿는다고 하는 사람이 하나님을 경시하는 생활을 할 때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취급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사람들의 생각에서 하나님을 추방해 버립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존재가 아예 없는 것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현대판 무신론자입니다.

그러나 이 심각한 상태는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책임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결과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아무리 구름떼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교회 안으로 몰려온다 할 지라도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없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는 예수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구별되고 거룩한 성도요, 또 예수 그리스도께 충성을 다하는 신실한 자가 되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가 이 자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살아간다면 이 사회가 변화되고 이 나라 장래에 소망의 빛이 비칠 것 입니다.

<본 말씀은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요약,정리한 것 입니다.>